
여의도 [테이스팅룸]에서 브런치를 먹다
나의 뇨끼, 나의 리코타, 나의 루꼴라에게
감자뇨끼부터 부라타 샐러드까지, 감성 가득한 식사
오랜만에 후배들과 여유로운 식사를 나누고 싶어서 찾은 곳은 여의도 IFC몰 테이스팅룸.
백화점 속 분주한 일상에서 벗어나,
잠시 유럽 감성의 브런치 카페에 들어온 듯한 분위기에서 식사화이트 톤의 그릇들과 클래식한 인테리어
창가로 들어오는 인공조명까지—이미 앉자마자 마음이 편안해졌어요.
브런치를 먹으러 간 건데,
웬일인지 브런치가 아니라 하나의 단편 오찬을 먹은 기분
포만감
맛의 감동
1막 — 감자뇨끼, 너는 왜 이렇게 부드럽니
첫 등장인물은 감자뇨끼.
겉은 바삭, 속은 말랑. 딱, 성격 좋은 주연 배우다.
뇨끼 위엔 짭짤한 베이컨이 든 진한 크림소스가 흘러내리는데,
그 맛은 마치 “밥 먹었어?” 대신 “나 너 좋아해”라고 말하는 듯했다.
트러플 향이 스치고 지나가며 속삭인다.
“이건 그냥 요리가 아니야. 하나의 시야.”
나도 모르게 포크를 내려놓고 속으로 박수를 쳤다. 정말 잘했다, 뇨끼.

2막 — 플랫브레드와 루꼴라의 대서사시
다음으로 무대에 오른 건 플랫브레드 피자.
얇고 바삭한 도우 위에 리코타 치즈, 드라이 토마토, 바질 페스토.
그 옆에 푸르게 우거진 루꼴라는 마치 연극의 배경 숲 같았다.
“이거 샐러드야? 피자야?”
경계를 허문 음식 앞에서 그런 구분은 무의미하다.
치즈의 부드러움, 토마토의 새콤함, 루꼴라의 쌉싸름함이
입 안에서 하나의 대서사시로 쓰였다.
한 조각 한 조각이 페이지였다.


3막 — 부라타와 토마토, 사랑의 이중창
그리고 마지막, 부라타 치즈와 방울토마토.
그건 거의 로맨스 소설의 하이라이트였다.
쫀득한 치즈 위에 익힌 토마토, 그리고 바질페스토와 올리브오일의 합창.
거기 발사믹 글레이즈가 감미로운 독백처럼 흘렀다.
한 입 넣고 눈을 감으면,
그건 맛이라기보다 감정이었다.
"아, 이게 바로 치즈의 정념이구나…"
문장 하나 없이 시가 완성된 순간이었다.

에필로그 — 남은 건 접시와 추억뿐
다 먹고 나니 뇨끼는 사라졌고,
루꼴라는 나보다 먼저 퇴장했고,
부라타는 조용히 무대 뒤로 물러났다.
하지만 테이블 위엔 여운이 남았고,
입 안엔 따뜻한 기억이 맴돌았다.
그리고 마음엔 다시 찾고 싶은 식당 하나가 생겼다.
테이스팅룸,
다음엔 와인과 함께 저녁도 먹어보자.
그러니까, 그때도 이대로 있어줘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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